기존 시스템을 쓰면서 가장 불편하셨던 부분이 무엇이었나요?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우선 모바일이 되지 않다 보니, 구성원 접근성 문제가 컸어요. 두 번째는 HR 실무자들의 수작업 부담이었는데요. 급여 · 보상 영역의 예외 처리가 많다 보니 시스템으로 처리가 안 되는 경우 강제 코딩이나 엑셀 업로드로 수동 처리해야 했고, 퇴직금 지급 안내나 임금 피크 안내 같은 메일도 담당자가 일일이 작성해서 보내야 했습니다. 세 번째는 경영진층에 유의미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시스템이 2001년에 구축됐으니 20년이 넘었고, 그 사이에 회사 규모도 제도도 많이 바뀌었는데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구독형 솔루션도 검토하셨었다고 들었는데, 시스템 구축 방향으로 결정하신 이유가 있으셨나요?
처음에는 글로벌 구독형 솔루션도 진지하게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한국 대기업 인사 제도에 맞는 커스터마이징이 사실상 불가능하더라고요. 해당 솔루션 담당자분이 '안 되면 제도를 솔루션에 맞춰라'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저희 인사 제도가 솔루션에 맞춰질 수 있는 수준이 아닌데, 그 방향은 맞지 않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구축 방향으로 결정하고, 5개 업체에 RFI를 요청해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여러 업체를 비교하셨을 텐데, 최종적으로 hunel(휴넬)을 선택하신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평가 기준은 세 가지였습니다. 기능 커버리지가 충분한가, UX · UI가 직관적인가, 구축 기간과 비용이 현실적인가. 막상 비교해보니 생각보다 차이가 크더라고요. 구독 쪽으로 전환하면서 중소기업 위주로 특화한 곳들이 많았고, 대기업 기준으로 커버리지와 UX · UI를 모두 충족하는 곳은 정말 한두 곳밖에 없었습니다. hunel은 그 기준을 충족하면서도 컨설팅과 구축을 함께 진행한다는 점이 차별점이었어요. 저희 요구사항이 단순하지 않다 보니, 함께 일하면서 맞춰나갈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했거든요. 최종 비딩에서도 비용 · 기간 · 유지보수 조건을 유연하게 조율해 주셨고, 선택 과정에 HR 실장님 · 팀장님들 · 실무자들이 모두 참여했는데 전체적으로 같은 방향의 의견이 나왔습니다.
도입 후 HR 업무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엑셀 수작업을 100% 없앤 건 아니지만 전반적인 HR 수작업 빈도가 예전의 절반 정도로 줄었고, 퇴직금 지급 안내나 각종 알림 메일도 이제는 시스템에서 데이터 기반으로 처리되니 담당자가 일일이 메일을 쓰던 수고도 많이 줄었습니다. 특히나 급여 마감 시즌에 야근이 잦았는데, 지금은 제시간에 퇴근할 수 있는 걸 보면 그 자체로 많이 편해졌다는 게 느껴집니다.
| 도입 전 | 도입 후 |
| 임직원 지급 시 7단계 수작업 (EHR → 엑셀 → 수동 입력 → 변환 → 업로드 → 승인 → 펌뱅킹) | HR 시스템 승인 시 지급결제 시스템 자동 연동 |
| 모바일 미지원 — 생산기술직은 공용 노트북으로 기존 e-HR 시스템 접속 | 모바일 앱으로 언제 어디서든 급여 확인이나 휴가 변경 가능 |
| 엑셀 수작업 빈도 높음 | 엑셀 수작업 감소로 업무 효율화 |
| 각종 지급 · 안내 메일 담당자 수동 발송 | 데이터 기반 안내 자동 처리 |
| 육아휴직 중 복직 신청 불가 → 복직 후 사후 처리 | 모바일로 휴직 중 복직 신청 가능 |
지급결제 시스템 연동을 추진하셨다고 했는데, 기존에 어떤 불편이 있으셨던 건가요?
처음부터 계획에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담당자인 제가 너무 귀찮아서 꼭 해야겠다 싶었던 건데요. (웃음) 기존에는 임직원에게 뭔가를 지급할 일이 생기면, EHR에서 리스트를 만들고 → 엑셀로 내려받아 검증하고 → 금액을 수동으로 입력하고 → 지급결제 시스템 양식으로 변환해서 업로드하고 → 승인을 받고 펌뱅킹 단계로 넘어가는, 최소 7단계를 거쳐야 했습니다. 데이터가 왔다 갔다 하는 건데 왜 시스템끼리 연결이 안 되는지 납득이 안 됐어요. 게다가 실제로 이 과정에서 필터를 잘못 걸어서 금액이 틀리게 나간 적도 있었고요. 뭔가 근본적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연동을 실제로 이뤄내기까지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지급결제 시스템 자체가 노후화돼 있었고, 담당자도 전체 프로세스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업무별 이해관계자도 많아서 한 명을 설득하면 또 다른 담당자를 만나야 했고요. 안 되는 이유를 하나하나 들어가며 확인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3개월 가까이 반복했습니다. 결국 연동이 뚫리고 나니, 이후에는 이 프로세스를 활용한 연동이 연쇄적으로 열렸어요. 지금은 오히려 지급결제 시스템 업그레이드하는 쪽에서 먼저 저희 HR 시스템이 어떤 시스템인지 물어봐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바일 앱 도입 후 임직원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직원들이 모바일을 강하게 원했던 이유가 있었어요. 생산기술직의 경우 급여 확인이나 휴가 신청을 하려면 공용 노트북으로 기존 시스템에 직접 접속해야 했거든요. 이제는 핸드폰으로 바로 처리할 수 있으니 편리함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저도 3개월 육아휴직을 갔다 왔는데, 휴직 중에도 핸드폰으로 복직 신청을 할 수 있어서 편했습니다. 조직장들도 구성원의 인사 정보가 갑자기 필요할 때 모바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오픈하기 전, 전 직원 대상으로 '오류 찾기 이벤트'를 진행하셨다고요. 어떻게 기획하신 건가요?
가오픈 단계에서 가상의 데이터를 넣어두고, 오류를 찾아내면 선물을 드리는 방식으로 '오류 찾기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자잘한 오타부터 UI 색상 불일치, 임원 정보가 다른 본부 직원에게 보이는 권한 오류까지 정말 다양하게 찾아줬어요. 권한 오류는 발견했을 때 진짜 아찔했습니다. (웃음) 그 과정에서 직원들 사이에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팀은 마인드가 오픈돼 있다'는 인식이 생겼고, 오픈 후 만족도 조사도 나쁘지 않게 나왔습니다.
오픈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또 있으셨나요?
사실 직원들한테 매뉴얼을 배포해야 할 만큼 직관적이지 않은 시스템은 실패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반 직원용 별도 교육은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본인 권한에 맞는 메뉴가 딱 보이고, 눌렀을 때 알아서 되는 구조로 만드는 것에 집중했어요. 오픈 일정도 한 달 늦추는 결정을 했는데, 그 버퍼가 있었던 게 결국 안정적인 정착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이 사내에서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오픈 이후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안정화 이후에는 불만이 거의 없고, 대표님이나 임직원들에게도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습니다. 가장 뿌듯한 건 따로 있는데요. 지금 사내에서 여러 시스템들이 저희 HR 시스템의 UX와 이름 체계까지 따라 하면서 개발되고 있거든요. 지급결제 시스템도 그렇고, 사내 ERP 시스템도 같은 이름 체계로 맞춰서 '이 정도 경험은 줘야 한다'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어요. HR 시스템이 사내 디지털 경험의 기준이 된 셈입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비슷한 HR 시스템 전환을 앞둔 담당자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프로젝트 팀 구성에 신경 쓰는 게 중요합니다. 경영 보고와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사람, 실무 단에서 깊이 파고드는 사람을 나눠서 꾸리면 각자가 집중할 영역이 생기고 프로젝트 전체 속도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HR 업무를 실제로 폭넓게 다뤄본 사람이 TF에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현업 담당자가 말하는 내용이 진짜 페인 포인트인지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구축의 완성도가 달라지거든요. 마지막으로, 구성원을 수동적인 수용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참여자로 만드는 것이 전사 안착의 핵심입니다. 저희가 오류 찾기 이벤트를 진행했던 것처럼, 직원들이 직접 시스템을 경험하고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면 오픈 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